손해율 악화에도 불구…하반기 차보험 경쟁 심화
손해율 악화에도 불구…하반기 차보험 경쟁 심화
이달도 할인 특약 확대…우량고객 확보 전쟁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꾸준히 악화하는 가운데 손해보험사들이 안전운전 및 대중교통 이용 등 우량고객을 대상으로 한 할인 특약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이는 손해율 관리와 상품 경쟁력 강화를 동시에 노린 조치로 풀이된다.◇ 손보사, 우량고객 겨냥 특약 경쟁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DB손해보험은 이달 16일부터 자동차보험에 ‘대중교통 이용 할인 특약’을 신설한다. 해당 특약은 개인용 자동차보험 가입자 중 기명 운전자 1인 한정 또는 부부 한정 특약 가입자에게 적용된다. 청구 월 기준 직전 2개월간 대중교통 이용 횟수가 50건 이상인 경우, 보험료를 10% 할인해 주는 방식이다.이번 신설 특약은 걸음 수 할인 특약과 중복 가입도 가능하다.시행 중인 이 특약은 직전 90일 중 5,000보 이상 걸은 날이 45일 이상이면 최대 8.8%, 직전 30일 중 5,000보 이상 걸은 날이 17일 이상이면 4.2%를 할인해 주는 것으로, 운전 빈도가 낮은 고객에 추가 혜택을 주는 셈이다.DB손보는 이와 함께 첨단 안전장치 특약 요율도 조정한다.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장착 차량에 특약은 기존에는 연령 구분 없이 자차 손해 시 0.8%, 자차 외 손해 시 3.3%의 일괄 할인율을 적용했으나, 앞으로 35세 이상 59세 이하 고객의 경우 차 대 차 사고 시 최대 8.1%까지 할인받을 수 있도록 조정했다. 실제 사고율이 낮은 핵심 연령대에 더 많은 혜택을 부여하는 셈이다.DB손보를 비롯한 손보사는 실제 운전 빈도가 낮은 고객에게 보험료 혜택을 주는 흐름을 지속하고 있다. 사고율이 낮은 우량고객 확보를 위해서다.앞서 현대해상은 지난달 업계 최초로 월별 안전운전 점수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특약을 출시한 바 있다. 이 또한 안전운전을 하는 경우 자동차보험료를 5% 추가 할인해 주는 방식이다. 이 같이 보험사들이 할인 특약 확대에 나선 배경에는 자동차보험 손해율 악화가 있다.지난달 말 기준 주요 6개 손보사(삼성화재·DB손보·메리츠화재·현대해상·KB손보·한화손보)의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평균 82.7%로 집계됐다.자동차보험의 손익분기점은 일반적으로 80% 내외로 본다. 이를 초과할 경우 보험사는 적자를 보는 셈이다.다만 자동차보험은 의무가입 상품이라 물가에도 반영돼 서민 경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이 때문에 보험료 인상이 쉽지 않다. 상생금융 정책에 맞춰 4년간 보험료를 연속 인하한 영향도 컸다. 지난 2022년부터 인하 폭만 최대 3%다.최근 국정기획위원회도 자동차보험료 인상에 제동을 건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손보업계 흐름에 ‘통값’과 같은 인상 요인을 재점검하라며 브레이크를 건 것이다.업계에서는 당분간 이 같은 할인 흐름이 지속할 것으로 본다.전체 자동차보험료 인하보다는 부담이 덜하지만, 일정 조건을 충족한 고객에게 혜택을 충분히 돌려줄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이와 함께 손보사는 운전 습관 데이터를 축적하면서 향후 리스크 기반 요율 설계에도 반영할 수 있다.실제 대중교통, 걸음 수 특약 같은 것을 통해 고객의 사고율이나 손해율을 낮출 수 있는 유의미한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보험업계 관계자는 “차량을 자주 이용하지 않거나 안전운전을 실천하는 고객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함으로써, 보험사와 고객이 모두 이익을 얻는 구조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결국 손해율 관리와 상품 차별화를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유의미한 전략”이라고 밝혔다.◇ 수리비 줄이기 위한 정책 변화도금융당국도 자동차보험 손해율 개선을 위해 정책적 대응에 나섰다.오는 16일부터 갱신되는 자동차보험 계약부터 자동차 부품을 교환·수리할 때 대체 부품을 포함하도록 하는 자동차보험표준약관을 적용한다.저렴한 대체 부품을 사용함으로써 보험사가 부담할 수리비를 낮추고, 이는 손해율 개선으로 이어져 보험료 인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